아들아
난 말이지..
너가 내 눈치를 보는게 참.. 미안하구나.
내가 너무 엄하게만 키워왔는건지.. 다른 애비들 처럼 친구가 되어주지 못한것 같아 속상하구나.
내 나이를 생각하고 깜짝놀라듯 오랜만에 둘이 외출을 나가고 옆에서 걸을때
어깨가 나란한걸 보고 놀랐었다.
이제 조금의 시간만 지나면 사랑하는 사람도 생기고 눈치보단 반항을 할 나이가 되겠지.
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그 미래의 시간이 조금 두렵단다.
그렇지 우린 둘다 첨 이지.. 그 처음이라는 단어가 항상 긴장하게하고 들뜨게도 하는것 같아.
하지만 아들아 난 조금 천천히 돌아가도 된다고 생각한단다.
우리 그때가 오면 .. 정말 이기적인 생각만 하게 될 그 날이 오면..
난 여느집 애비들처럼 너에게 호통을 칠지도 모르고 넌 다른 자식들이 그렇듯 뒤돌아 혼자있길 원할지도
모른다.
그래도 아주 조금의 시간뒤에 마주보았을때 서로 어색하지 않도록 꼭 조금의 틈은 열어두기로 하자.
그러기위해 난 지금부터라도 여유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린단다.
그날이 오면 다른이들과 별반 다를게 없이 갈등하되 한번 쯤 눈을 감고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말이지..
사랑한다. 아들아..
[A7 + hexanon 35mm f2.8]